며칠 전부터 필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독서법에 빠져서 관련 도서와 추천 도서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탐독해왔는데, 궁극의 독서는 고전문학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동양고전과 서양고전을 꼽는다.
나는 독서를 취미라고 할만큼 다독가는 아니다. 독서를 시작한 것도 스무 살이 넘어서고 전공이 일본어인지라 일본 소설에 빠져 살았다.
최근에 들어서야 자기계발서를 읽기 시작했고 그 매력에 흠뻑 취했다.
전부터 철학에 관심은 있었지만 소크라테스의 책을 한 번 읽고는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몰랐고, 니체의 완역본을 읽고 정말 번역이 별로인지 와닿지가 않는다고 생각했고, 작년에 논어를 읽고 좋아하는 구절을 골라야 하는데 고를 게 없다고 생각했다.
대체 동양고전은 왜 읽으라는 거야, 싶었다.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책을 읽었다.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알려주는 책은 없다.
필사를 하란다. 그러니까 어떻게? 왜? 한 권 다? 아니면 마음에 드는 구절만? 대체 어떻게?
그나마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준 책이 송재화의 '다시 초등고전 읽기혁명'이었다.
8년 동안의 실험으로 얻어낸 결과와 아이들의 반응을 풀어낸 책이라 고전읽기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제목은 초등고전이지만 나는 그만큼 간절했다.
결론은 읽고, 또 읽고, 사색하고, 내 생각을 쓰고, 실생활에 활용하고, 가능하다면 공유하는 것이다.
고전 읽기를 통해 아이들의 어휘력이 향상된 것은 물론이고 국어성적도 올랐으며 부모님께 효도하고 꿈을 키우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문과생이지만 정말로 비루한 어휘력을 겸비하고 있다. 그래서 영어독해를 하고 올바른 답을 찾지 못한 적이 많다.
아무리 공부를 해도 내가 쓰는 단어밖에 쓰지 않기에 외국어 실력도 크게 향상되진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어휘력에서 한계를 느꼈고 설득력이 떨어졌다.
이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에 따르면 우리가 아는 다수의 천재들이 대부분 독서를 즐겨했고 고전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날 때부터 천재였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천재성을 폭발시킨 것이 바로 철학을 통해서라고 한다.
나도 천재가 되고 싶다. 나의 평범함을 타파하고 싶다.
그래서 작년에 사둔 논어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필사와 함께 한 문장을 여러 번 곱씹고 외워보려고 한다.
춘추전국시대에 살았던 공자는 이미 삼십대에 이름을 떨치기 시작해서 제자가 3천 명이 넘었다고 한다.
지금 같은 최첨단 인터넷 시대에 3천 명의 팔로워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데 정말 비범한 사람이었나 보다.
아직도 공자의 논어는 다양한 버전으로 출판되고 있고 스테디 셀러다.
내 책은 더클래식 동양고전 컬렉션에서 나온 책으로 한문과 영문판도 함께 있다.
이 시리즈가 더 나왔으면 컬렉션을 다 살 의향도 있는데 아쉽게도 아직 3권밖에 없다.
필사와 공부를 위해 한문 원문과 해석 그리고 한자 뜻까지 찾아서 넣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겠지만 한자공부는 두뇌개발에 정말 좋다. 그리고 한자를 알면 일본어와 중국어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
고전읽기를 통해 당신도 한자공부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
학이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친한 벗이 먼 곳에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성내지 않는다면 그 또한 군자가 아닌가?"
자왈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亦 또 역
悅 기쁠 열
有 있을 유 : 친하다
自 스스로 자 : ~로부터
慍 성낼 온
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교묘하게 말을 잘하고 얼굴빛을 남 보기 좋게 꾸미는 사람 중에는 어진 이가 드물다."
자왈 "교언영색 선의인."
교언영색 : 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교묘히 꾸며서 하는 말과 아첨하는 얼굴빛
鮮 고울 선 : 드물다
矣 어조사 의
子曰 "君子不重不威, 學즉不固. 主忠信, 無友不如己者, 過즉勿憚改."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가 신중하지 않으면 곧 위엄이 없으니 배운 것도 견고하지 못하다.
충심과 신의를 다하며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벗으로 삼지 말고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
자왈 "군자부중즉불위, 학즉불고. 주충신, 무우불여기자, 과즉물탄개."
不如 같지 않다 (못하다)
過 지날 과 : 잘못
勿 말 물
憚 꺼릴 탄
子曰 "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 敏於事而愼於言, 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먹을 때 배부름을 추구하지 않고, 거처에 편안함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에 민첩하면서도 말은 삼가고, 도가 있는 사람에게 나아가 자신의 잘못을 바로 잡는다면 가히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할 수 있다."
자왈 "군자식무구포, 거무구안, 민어사이신어언, 취유도이정언, 가위호학야이."
飽 배부를 포
愼 삼갈 신
焉 어찌 언
謂 이를 위
已 이미 이
子貢曰 "貧而無諂, 富而無驕, 何如?"
子曰 "可也. 未若貧而樂, 富而好禮者也."
자공이 여쭈었다. "가난해도 아첨하지 않고 부유해도 교만하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도 괜찮다만 가난하면서도 도를 즐기고 부유하면서도 예를 좋아하는 것만은 못하다."
자공왈 "빈이무첨, 부이무교, 하여?"
자왈 "가야. 미약빈이락, 부이호례자야."
諂 아첨할 첨
驕 교만할 교
未若 같지 않다 (못하다)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자왈 "불환인지불기지, 환부지인야."
患 근심 환 : 걱정하다, 염려하다
더클래식 동양고전 컬렉션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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