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광복 - 서툰 인생을 위한 철학 수업
삶이 불행한 이유는 가난이나 질병에 있지 않다. 내로라하는 자리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사람들도 우울증에 빠지고 삶을 버거워 한다. 풍요로운 국가일수록 자살하는 사람이 많고 마약 중독자도 흔하다.
프랭클은 현대인의 불행을 '누제닉 노이로제 noogenic neurosis'라고 진단한다. 그리스어로 '누스 noos'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곧 누제닉 노이로제란 불행의 원인이 마음에 있다는 뜻이다. 인생의 의미를 스스로 찾지 못할 때, 내 삶은 다른 사람의 손에 휘둘리게 마련이다.
자신이 지금 얼마나 튼실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과거의 나도 미래의 나도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의 나'다. 어제 하지 못한 일 때문에 후회하고 있는가? 예전에 찾아왔던 기회를 무심코 흘려버려 탄식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내 삶에서 만회하면 된다. 어제 계획대로 살지 못했다면, 오늘은 그 실수가 반복됮 ㅣ않도록 최선을 다해 살면 된다. 그렇게 하면 삶의 마지막까지 의미를 찾지 못해 공허해지는 순간은 없을 것이다.
참고 :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신은 죽었다.'라고 선언한다. 무기력과 나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 자기를 사랑하고 현실을 긍정하라! 니체가 자신을 찾아온 내담자들에게 던지는 첫번재 충고다.
일상 또한 그렇다. 반복되는 것 같아도 가슴을 열고 긍정하는 마음으로 대하면 새로운 가치로 다가올 터다. 그러니 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참고 :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덕적이지 못한 길은 결국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자기자신까지 무너뜨린다. '따지지 말라'는 말은 마음의 성장을 가로막는다.
우리의 양심은 결코 나를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이 손해를 보아도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기심이 선한 마음을 가릴 때만 그럴 뿐이다. 눈을 감고 그 사람의 양심이 내릴 판단을 좇아보라. 그러면 우리의 가슴은 조용히 그 답을 일러줄 것이다.
참고 : 임마누엘 칸트 <순수이성비판>
에라스무스는 우리에게 '현명한 바보'가 되라고 충고한다. 마음을 욱하게 만드는 자잘한 사실들을 쳐내며 문제를 단순화시켜보자. 이 싸움을 통해 내가 얻는 바는 무엇인가? 나는 어떤 상태에 다다르고 싶은가? 진리는 단순하다. 어느 종교에서나 어린아이같이 살라고 강조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현명한 바보가 되라는 에라스무스의 조언에 귀 기울일 일이다.
참고 :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 <우신예찬>
소크라테스의 대화 방법을 흔히 '산파술'이라 부른다. 산파는 아이를 낳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를 낳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마찬가지로 소크라테스도 지혜를 직접 제시해주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 스스로 지혜를 깨닫도록 도와줄 뿐이다.
참고 :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
한마디로 키케로는 세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체념'하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체념이 곧 인생 포기는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운명은 받아들이되,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게 인생을 덕스럽고 가치 있게 변화시켜야 한다.
참고 :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 <노년에 관하여>
사람들은 재산을 지키고 자신의 유능함을 뽐내고 남의 일에 신경 쓰느라 정신이 없다. 정작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은 거의 내지 못한다.
인생을 튼실하게 제대로 살려면 어찌해야 할까? 세네카는 우리에게 "더 고요하고 더 안전하고 더 중요한 세계로 물러나라."고 권한다. 그는 시간을 현재와 미래, 과거로 나눈다. "현재는 짧고, 미래는 불확실하고, 과거는 확실하다.: 미래는 늘 불안하고 현재는 항상 순식간에 지나버린다. 그러므로 미래에 맞추어 현재를 사는 인생은 늘 허둥댈 수밖에 없다.
참고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 <행복론>
우리는 내면의 소리에 끊임없이 귀 기울이며 반성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자신이 원하는 바가 과연 옳고 의미 있는지, 제대로 된 삶을 걸어가고 있는지 주의 깊게 반성하는 태도로 나날을 채워나가야 한다. 키르케고르는 인생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의 주체적 결단과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고 : 쇠렌 키르케고르 <이것이냐 저것이냐>
스마트폰, 텔레비전은 '시간 도둑'이다. 이것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시간이 물 흐르듯 사라지지 않던가. 그렇게 보낸 휴식은 뒤끝이 좋지 않다. 머릿속은 더 흐릿해지고 몸은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기만 하다. 자극에 휘둘리느라 두뇌가 제대로 쉬지 못한 탓이다.
여가 활동에 오롯이 빠져 지낸 휴가는 어떨까? 악기 연주, 스포츠, 미술 활동 등을 '좋은 취미'라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자신의 가능성을 한껏 틔우는 창조적인 일, 재미와 보람을 안기는 활동에 몰입한 순간은 그 자체로 휴식이다. 무엇에 제대로 빠져 있는 순간, 영혼을 잡아끌던 자극들은 잊히게 된다. 심지어 우리는 시간의 흐름조차 잊어버린다. 두뇌는 즐거움을 주는 활동 외에 어떤 것에도 주의를 쏟지 않는다. 좋은 활동에 집중할수록 두뇌가 쉴 수 있는 이유다.
참고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인생을 치열하게 사는 사람에게는 불행이 찾아들 틈이 없다. 성실하고 건전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라. 자신의 처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개척하는 삶은 언제나 자부심으로 빛나는 법이다.
말이 우쭐대며 "나는 너무 아름다워."라고 말할 수 는 있다. 그렇지만 그대는 절대 "나에게는 아름다운 말이 있어."라고 으스대면 안 된다. 말의 좋은 점 덕택에 그대가 거만을 부릴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대 자신에 대한 것에만 자부심을 가져라.
참고 : 에픽테토스 <인생을 바라보는 지혜>
상대에게 끌리는 이유는 외모만이 아니다. 진정한 이유는 그 사람의 내면에 있다. 그 사람의 어떤 특징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를 되물어보라. 그리고 이번에는 눈을 돌려, 다른 이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의 바로 그 특별함이 없는지 살펴보자.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점을 찾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많은 사람이 매력덩어리임을 깨닫게 된다. 플라톤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사랑탓에 시선이 닫히고 고여버린 마음은, 주변을 섬세하게 바라보며 사람들 각각이 지난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는 능력으로 거듭나게 될 터다.
참고 : 플라톤 <플라톤의 대화편>
철학이 다소 어렵게만 느껴지는 나같은 철학 초보자에게 입문서처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유명한 고전철학과 현대철학을 참고로 쉽게 풀어서 설명을 해주고 철학가의 설명과 함께 책소개를 해준다. 어떤 책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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