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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 Minimalism

[비움] 제로 웨이스트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by 서키르케 2018. 3. 14.

  하나뿐인 지구 - 물건 다이어트


EBS에서 방영된 하나뿐인 지구, 물건 다이어트편을 보았다. 요즘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이라고 해서 궁금해져서 찾아보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흥미로웠다. 정말 우리는 싸다고 해서 혹은 나중에 필요할까 봐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많이 사두곤 한다. 그게 쌓이고 쌓이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하지만, 쉽사리 버리지를 못하는데 더 나은 삶을 위해 어느 정도 소유욕을 버릴 필요가 있다. 많은 물건을 소유한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미니멀 라이프가 한창 유행인데, 2011년 동지진 때 모든 것이 사라지는 걸 보고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게 되었다는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의 저자 사사키 씨의 집은 놀라우리만큼 텅 빈 곳이었다. (원제는 ぼくたちに, もうモノは必要ない 우리들에게 더 이상 물건은 필요하지 않다) 그 안에서 이불 하나로 잠을 자고 일어나서는 그것을 소파 삼아 기대어 컴퓨터를 하곤 하며, 작은 수건 하나로 그때그때 빨아 쓰며 생활을 하는데도 불편함을 느끼진 않는다고 했다. 회사의 그의 책상도 너무나 깨끗해서 동료는 그가 회사를 관뒀다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의 책의 정보를 찾아보니, “필요한 물건들을 갖고 있으면서도 내게 없는 물건에만 온통 신경이 쏠려 있으니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다. 저것만 손에 넣으면 나는 행복해질 수 있는데, 저것이 없어서 나는 행복하지 못하다는 생각뿐이었다.” 작은 메모지 한 장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었지만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 여유 있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을 접한 후, 미니멀리스트가 되었다. 그의 옷장엔 채 10벌이 안 되는 옷이, 욕실엔 액체비누 하나와 무명 천이 전부다. 주방에도 식기나 냄비 등 꼭 필요한 물건 외에는 두지 않는다. 그는 물건을 줄이면 줄일수록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건 무엇인지 스스로 묻고 생각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남과 비교하는 습관이 없어졌다고 한다. - 네이버 책

요즘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바람에 나는 비상시에 챙겨야 할 물건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내 공간에 있는 물건 그 무엇도 내 손때가 묻지 않고 추억이 담겨 있지 않은 물건이 없지만, 정말 내가 가지고 가고 싶은, 그 다른 무엇들로 대처할 수 없는 물건이라곤 요즘 수집 중인 우표와 엽서, 그리고 책밖엔 없었다. (이것도 많긴 하지만)

소비욕구를 부추기는 시대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필요한 것보다 많은 양의 물건을 사는데 거리낌이 없다. 신상 휴대폰, 계절 옷, 신상 가방, 구두 등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는 우리는 정말 필요한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일까.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공간을 채우는 소비보다는 마음을 채우는 소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나 자신의 마음이 풍요로워야 내가 행복할 수 있고, 그 행복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나눠줄 수 있다. 그러면서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은 덤으로 얻을 수 있는 상이다. 그동안 삶의 수준이 높아지고 더 편리하게 내가 가지고 싶은 것들에 많은 소비를 할 수 있게 되었지만, 행복지수는 굉장히 낮은 편이고 한 시민으로서 성장했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해외에서 시작된 333 프로젝트도 재밌어 보였는데, 상의, 하의, 외투, 신발, 가방, 모자 등을 전부 합해 자주 입는 옷 위주로 33벌로 추려낸 다음 그 옷들만으로 3개월 동안 살아보는 프로젝트로 Building my capsule wardrobe 나의 캡슐 옷장 만들기라고도 한다. 삶의 물건에 압박을 느껴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하지만, 의외로 33벌의 옷/아이템 만으로도 다양한 매칭을 해서 심심하지 않게 옷을 입을 수 있다고 한다.나는 솔직히 여자치곤 옷도 별로 없는 편이고 좋아하는 옷만 계속 입으며 남들과 똑같이 옷을 입는 게 싫어서 유행에는 관심도 없고 둔감하다. 하. 지. 만. 정리해보니 옷이 참 많았다. 대부분이 안 입는 옷 혹은 안 맞는 옷이었고, 그냥 집에서 무난하게 입기 좋은 티셔츠는 잠옷이나 운동복으로 전락했는데 외출복보다 더 많았다. 무슨 운동선수도 아니고 운동복이 이렇게 많은지;; 유럽에서 장기 여행을 할 때 티셔츠를 계절별로 티셔츠를 하나씩만 챙겨갔다가, 우연히도 살이 빠져서 옷을 두벌인가만 사서 그 옷들을 계속 돌려 입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 옷들과 내가 좋아하는 몇 벌의 옷들만 계속 입고 다니게 되었다. 정작 그 외 옷장 서랍, 옷장 안에 있던 녀석들은 한 번도 꺼내질 않았다. 나는 그동안 없어도 상관없는 옷으로 내 옷장을 채워놓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옷장 정리를 확 하고 좀 더 넓은 공간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야 미안해.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에게 행복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더욱 애를 쓴다.
_라 로슈푸코(Francois de la Rochefoucauld)


  하나뿐인 지구 - 플라스틱 인류

저번에는 <물건 다이어트>편을 감명 깊게 보고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였는데, 내 방 청소만 3~4번 정도 하였고 쓰레기봉투가 몇 개나 찰 정도로 쓸데없는 물건이 많이 나왔다. 정말 이런 것들이 다 필요했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부터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중 정말 중요한 게 플라스틱 문제이다.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플라스틱 섬은 이미 세계에 잘 알려진 문제 중 하나인데, 그 크기가 한반도의 7배에 달한다고 하니 엄청나다. 편리하고 그 가격이 싸기 때문에 널리 유통되고 있는 플라스틱은 정말 우리 삶의 곳곳에 녹아들어 있다. 분리수거를 통해 열심히 분류하고 재활용을 한다고 믿어오고 있지만 실제로는 35%만이 재활용된다고 한다. 돈이 되지 않아 다시 버려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은 플라스틱 소비가 전 세계에서 5위라고 한다. 완도의 한 해안가는 플라스틱으로 가득 차 자원봉사자들이 이를 치우는데, 중국이나 대만에서 온 플라스틱 제품도 볼 수 있다. 플라스틱은 가볍고 물에 잘 뜨기 때문에 결국 바다를 따라 이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다에서 화학물질을 내뿜고 물고기가 먹을 수 있을 만큼 작은 크기로 분해되는데, 결국 그걸 먹게 되는 것은 먹이사슬의 상위층에 있는 사람이다. 인간에게도 해로운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플라스틱 물병이나 휴대용 컵을 사용하는 시간은 몇 분에서 몇 시간에 불과하지만 플라스틱의 수명은 몇 백 년(500년 이상)에 달하므로 사용시간을 제외하고는 쓰레기로 남는다고 보면 되겠다. 우리가 죽고 나서도 한참을 쓰레기로 남아있는 플라스틱, 우리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일까? 물론 플라스틱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 양을 줄일 수는 없을까?

그 답은 Zero waste life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녀는 본인이 사용하는 모든 제품을 직접 친환경 그리고 자신의 방법으로 만들어 쓴다. 친환경 제품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것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스스로 만들어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도 얼굴에 트러블이 생겨서 고민하던 때에 화장품을 친환경으로 바꾸다가 나중에는 코코넛 오일과 순한 크림 정도만 바르기 시작했는데 많이 나아서 이제는 화장품을 사지 않는다. 물론 손이 많이 가고 쉽지 않지만 이를 통해 그녀가 4년 동안 만든 쓰레기는 유리병 하나에 들어갈 만한 정도의 크기로, 소비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항상 플라스틱을 이용하지 않기 위한 그녀의 노력과 생각을 들을 수 있다. 물론 이건 삶의 방식 중 하나이므로 본인의 결정이고 아무도 강요할 수 없다. 

그 외에도 유튜브에서 Zero waste life를 살고 있는 유튜버를 여럿 볼 수 있었는데,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로렌의 짧은 인터뷰 영상



로렌과 유튜버들을 통해 배운 몇 가지 : 대체할 수 있는 것들

플라스틱 제품/포장된 것 안 사기 -> 유리병 (재래시장이나 유기농 매장, 개인 빵집)
비닐봉지 -> 에코백 혹은 그냥 천 가방, 용기
일회용 컵 -> 텀블러
일회용 빨대 -> 유리 빨대나 스테인리스 빨대 (빨대 세척용 스펀지도 사면 좋다)
일회용 식기 -> 은식기 (혹은 개인 식기) 
일회용 숟가락 -> 나무 숟가락 (특히 요거트를 먹을 때 좋을 듯)
휴지 -> 손수건
칫솔 -> 대나무 칫솔
통에 든 샴푸, 린스 -> 샴푸바/린스바
그리고 중고가게 이용하기 (노동착취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패스트패션 NO NO)
그 밖에도 옥수수로 만든 식판, 식기, 양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 - 비 존슨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읽어보면 좋을 책! 나도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꼭 읽어보고 싶다. 서울에는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아 개인용기 지참으로 장을 볼 수 있는 '더 피커'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한번 꼭 가보고 싶다. 울산에는 동네에 유기농 매장이 있어서 한 번 가봤는데 포장은 다 되어 있는 상태도 종이백에 든 것도 간혹 보였다. 그리고 재래시장이 있긴 하지만 차가 있어야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매주 둘째 주 토요일마다 태화강 에코마켓이 열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Snack bag 이라는 게 있어서 찾아봤는데 한국에서는 팔지 않는다. 나도 편의점에서 군것질하게 될까 봐 파우치에 간식을 넣어서 다니고 싶다. 그 외에는 인터넷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그리고 또 알게 된 일본의 쓰레기 제로 마을 카미카츠의 재활용률은 무려 80%로, 쓰레기를 34가지로 분류한다고 한다. 이런 놀라운 일이 가능한 이유는 단연코 마을 사람들의 협동과 참여가 아닐까 싶다. 정말 아름다운 마을이다.


EBS에서 만든 이 영상은 네이버 동영상에서 볼 수 있고, 비슷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Plastic Planet에 있다. 그리고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삶을 살아보는 환경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는데, 재밌을 것 같다.


노 임팩트 맨 (2009, 미국)


요즘 이것저것 찾다가 알게 된 게 많아서 생각이 많아진다. 지금 당장 약속할 수는 없지만 조금씩 삶에 변화를 줄 생각이다.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참 좋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던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