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기 : lesen

[책] 사이토 다카시 - 혼자 있는 시간의 힘

by 서키르케 2018. 10. 7.

흥미롭게도 재능이 많은 사람일수록 혼자일 때 자신이 이루어야 할 세계에 대해 생각한다. 즉, 혼자만의 시간에 깊이 생각한다는 것은 재능의 증거이기도 하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혼자 있는 시간에 대해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이미지를 가졌으면 한다. 그 시간을 지나온 사람이 다른 사람등레게 '아, 이 사람은 속이 깊구나!' '빛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는 것은 틀림없이 기쁜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온전한 내가 될 수 없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을 의식하게 되어 자신의 개성과 성격을 전부 드러내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맞추기 때문이다.


친구와 함께 안락한 날만 보낸 사람은 갑자기 혼자가 되었을 때 외로움을 감당하지 못한다. 애초에 뭘 해야 할지를 모르니, 그저 단골 술집에 들러 좋아하는 술이나 안주가 나오면 기뻐하는, 발전 없는 즐거움이 인생의 목적이 돼버린다. 단골 술집에서 낯익은 사람들과 잡담을 나누다가 돌아와 잠자리에 드는 인생이라면 고독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후회 없이 살았다는 생각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혼자가 되었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 여기에서 좋은 고독과 나쁜 고독의 갈림길이 나뉜다.


하는 일마다 제대로 풀리지 않고, 친구도 연인도 떠나는 순간은 누구나 감당하기 어렵다. 그때의 외로움은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그러나 고독을 극복하고 내면에 깊이를 더한 사람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수동적인 고독을 넘어 적극적인 고독을 선택한 사람, 안락한 자리를 뿌리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은 깊고 빛난다.


실제 출판 여부와는 상관없이 번역을 해보면 작가와 주인공의 마음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글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필사해보는 것도 좋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적극적으로 작업에 개입하는 것이다.

독서는 그 자체로 언제나 도움을 주지만, 모국어로 쓰인 책을 읽을 때는 익숙한 음악을 듣듯이 술술 읽게 되어 몰입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런 면에서 원서 읽기는 무언가에 집중하기 좋은 방법이다.


누가 가장 좋은 동료가 되어줄 수 있을까. 내가 나의 동료가 되어주어야 한다. 특히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세상에 자기편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럴 때에도 '나만은 내편'이라는 생각을 잃지 않도록 훈련해야 한다.


만약 마음을 둘 곳이 없어 괴로울 때는 지금 자연의 품에 안겨 있다고 상상하자. 그때 사람은 고독하지만 풍요로워질 수 있다. 이런 '몽상'을 통해 혼자라는 것을 긍정하고, 자연의 이미지를 자기 것으로 소화하면 혼자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몸의 상태가 안정되면 곁에 누가 없어도 정신적으로 안정된다. 혼자여도 괜찮다고 생각하면 당차진다. 몸은 기분과 직결되기 대무에 자신의 몸 상태에 민감하면 기분을 파악하여 조절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지금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알고 싶다면 먼저 의식이 몸을 향하도록 한다. 몸의 상태를 구석구석까지 느낄 수 있다면 우주와 하나가 된 것 같은 일체감이 들 것이다. 요가나 선, 태극권 등이 바로 그 충족감을 목표로 한다.


사실 방랑은 그 자체가 고독을 즐기는 기술이다. 마음이 한곳에 머물면 상태는 악화된다. 하지만 걸으면 주변의 풍경이 바뀌어 간다. 그런 흐름에 융화되면 마음도 흘러간다. 이것이 외롭고 우울하다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지 말아야 할 이유다.


실력을 비약적으로 늘리려면 3개월이나 6개월 정도 몰아서 침잠해야 한다. 그동안 무엇을 할지 정한 다음 단번에 하면 좋다.

예를 들어 '이번 3개월 동안에는 고전만 읽자' '1년에 영화를 200편 정도 보자' '달리는 습관을 들이자' '재즈나 클래식 음악의 세계에 푹 빠져보자' ...... 이렇게 정한 일에 집중한다. 그러면 눈에 띄는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사이토 다카시 『혼자 있는 시간의 힘』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