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답게 살기
돈을 아낀답시고 물건을 너무 안 사다보니 그것도 스트레스였다. 퇴근 후에 집에서 푹 쉬고 싶은데 정을 붙일 수가 없었다. 도저히 안되겠어서 일단 필요한 물건부터 급하게 사대기 시작했다. 쓰레기봉투는 10L짜리와 30L짜리 묶음, 각각 100엔, 300엔이었다. 10L랑 20L를 사려고 했더니 아주머니가 큰 차이 없다고 조금 더 큰 걸 사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다. 내가 외국인이니까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불친절한 사람들도 있지만 친절한 사람들도 많다. 집에 와서 보니까 10L도 꽤 컸다. 30L짜리는 진짜 큰 걸 버릴 때 써야 겠다. 집안을 쾌적하게 하고 청소도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미루지 않고 다 해냈다. 아직도 적응이 안되지만 차차 나아질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부다페스트 머그잔을 들고 왔다. 크리스마스 마켓같은 곳에서 헝가리 친구의 한국 친구가 선물로 줬다. :) 친구한테는 너무 예뻐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아까워서 못 쓰고 있다가 일본에서 쓰려고 가지고 왔다. 헝가리에 또 가고 싶다.
제일 만만한 스키야. 예전에 일본에 살 때부터 규동을 많이 먹었다. 가격대비 양도 괜찮고 저렴해서 좋다. 세트로만 시켜서 잘 몰랐는데 그냥 단품으로 시키면 300엔대에도 식사가 가능하다! 월급날 때까지 스키야에서 밥을 많이 먹게 될 것 같다. 고기는 항상 옳다.
동기가 추천해준 고디바 콜라보 쇼콜라 파르페. 로손에서는 이런 식으로 고디바와 콜라보레이션을 자주 한다고 한다. 정말 강추라고 하길래 사뒀다가 너무너무 피곤하고 지칠 때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400엔 대에 맛볼 수 없는 퀄리티! 또 사다놓고 먹게 될 것 같다. 우울할 때는 초콜릿만한 게 없다.
유니폼을 입고 다이소에 갔더니 외국인이 물건의 가격을 물어봤다.
"I don't work here, but it's 108 yen." 여기서 일하진 않지만 108엔이에요.
"How do you know that well?"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Cause everything is 108 yen here!" 왜냐면 여긴 모든 게 108엔이니까요!
뭔가 다이소의 홍보대사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각자 먹고 싶은 걸 사서 푸드코트 식사코너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철판카레집에 갔다! 비프카레에 계란이 포함된 메뉴였다. 밥 양을 많이 할 수도 있다고 하셔서 내가 밥을 적게 달라고 했더니, 작은 걸로 시키고 계란을 추가하면 된다고 하셨다. 카레는 너무 좋다! 비쥬얼만큼이나 맛있었던 카레. 나름 카레집에서 제일 싼 700엔 대에서 시켰는데, 스시랑 규동을 산 애들꺼보다 내가 가격이 더 쌨다. 왠지 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맛있었으니까 다행이다.
이제 동기애들이랑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스케쥴 근무다보니 스케쥴이 맞는 사람들밖에 만날 수가 없는데 매일이 다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이랑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기고 친해질 수 있었다. 나이대가 낮은 애들도 많아서 너무 귀엽다. 칸사이 사투리를 쓰는 애들도 많아서 너무 귀엽다고 하면 걔네들은 오히려 한국어가 더 귀엽지 않아? 라고 한다. 아니, 니네가 더 귀엽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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